밤 이슥해 손님 드문 인사동 '르네상스'에서 차를 마시며

바르톡의 현악 사중주 4번 4악장을 듣고 있던 예수와 니체.

예수가 말했다.

"활로 그으라고 만든 걸

저렇게 모질게 뜯어도 되나?"

잔을 놓으며 니체가 말했다.

"인간의 형이상학이 인간의 손에 분해되는 군요."

 

옆 좌석에서 인간 하나가 중얼대듯 말했다.

"긋든 뜯든 도저(到底)한 소리만 얻으면 되지요."

'모진' 악장이 끝나자 예수가 나직이 말했다.

"큰 바위가 분해되면 비 몇번 와도 사막이 아니겠는가."

니체가 혼잣말하듯,

"인간이 건널 수 있는 사막이라면."

옆 좌석에서 인간이 몸부림쳤다.


젊은 날의 결 / 황동규